국내 연구진이 곡면(커브드) 디스플레이나 고무줄처럼 늘릴 수 있는 신축성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는 박막 기술을 개발했다. 고성능의 금속 박막을 원하는 대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높다.
홍용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이병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고성능 소프트 전자소자와 회로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2일 게재됐다.
기체 상태의 금속을 금속이나 플라스틱 표면에 입혀 만드는 금속 박막은 전기 전도도가 뛰어나고 표면 성질이 우수해 전자소자나 회로의 핵심 구성요소로 쓰인다. 하지만 이 금속 박막을 원하는 패턴으로 만들기 위해 단단한 성질의 마스크를 사용해 왔다. 따라서 패턴을 자유롭게 바꾸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표면에서 공정을 진행하기 힘들었다.
연구진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프린팅 기반의 선택적 금속 박막 증착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고분자 소재의 패턴을 활용해 별도의 마스크 없이도 금속 박막을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에서 ㎜(밀리미터, 1000분의 1m)에 이르는 다양한 선폭의 패턴을 원하는 대면적에 맞춰 제작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활용한 고분자 소재의 패턴은 신축성과 기계적 내구성이 뛰어나 다중 곡면이나 변형이 자유로운 탄성 기판 위에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기술보다 손쉽게 금속 박막 패턴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적용해 무선 전력 송신이나 곡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축성 LED(발광다이오드) 어레이를 시연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차세대 프리폼(freeform) 전자소자와 회로의 구현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홍용택 교수는 “이번 연구로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분야에서 기존 금속 박막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 다양한 폼팩터(form factor·물리적 외형)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디스플레이 아래에 카메라나 센서를 장착하기 위한 투명 OLED 생산에 직접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