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65%는 활용되지 못하고 열로 날아가 버린대요. 버려지는 열을 폐열(廢熱)이라고 해요. 쓰지도 못하고 에너지가 버려진다니, 아깝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들도 생겨요. 버려지는 열은 도시를 뜨겁게 만들기도(열섬현상), 바닷물을 덥히기도 하죠. 생태계와 기후가 달라지는 원인이 되는 거예요.
열전(熱電, thermoelectric) 기술은 자동차나 배, 공장 등에서 버려지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신기술이예요. 간단히 말하면 특정 소재의 양 끝에 온도 차가 발생하면 전하가 오가는 물리 현상을 기반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거예요.
특정 열전 소재의 양 끝에 온도 차가 나게 하면 마이너스(-)를 띤 전자가 움직이면서 전위(電位)가 발생해 전류가 흐르게 돼요. 이를 '제벡(Seebeck, 독일 물리학자, 1821년 발견) 효과'라 하죠. 이를 응용한 장치가 열전 발전기예요. 열전 소재는 매우 희귀한 금속인 비스무트(Bi), 텔루륨(Te) 등이 대표적인데, 변환 효율이 높은 화합물(Bi₂Te₃ 등)로 만든 소자를 열전 반도체라고 하죠.
열전발전은 국내 학계에서도 계속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소형화, 유연화한 소재로 모듈을 만들어 체온으로 전기를 만들려는 시도가 많아요. 웨어러블(착용형) 전자기기가 늘어나면서 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죠.
작년 12월에는 서울대 공대 홍용택 교수팀이 피부에 완전히 밀착하는 신축성 열전소자를 개발했고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손재성·채한기 교수팀은 열전소재를 벌집 형태로 3D 프린팅하고, 이를 활용해 모듈 내 온도차를 극대화하는 기술을 지난달 개발에 성공했어요. 모두 그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고 하네요.